수도권 외곽 아파트 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집값 상승기 동안 오르지도 못했지만 1가구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의 우선 처분 대상이 되면서 오히려 빠지는 분위기다.


다만 신도시 규모 확대 재료가 있는 김포 파주 등에선 급매물이 회수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주택 매입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파동까지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 남부 침체 속 전셋값 상승


수원 오산 평택 등 수도권 남부시장에선 매매 거래 침체 속에 전세 매물이 동나고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원 영통지구 9단지 롯데아파트 23평형 전세가격은 1억1000만원으로 최근 들어 2000만원 올랐다.


롯데프라자공인 관계자는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살겠다는 입주자들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뛰고 있다"고 전했다.


평택에선 매물이 꾸준히 쌓이면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평택 비전동 한성아파트 29평형의 매매 호가는 1억3000만~1억4000만원으로 1000만원 떨어졌다.


오산 원동에서도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프리미엄(웃돈)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원동 I공인 관계자는 "현재 입주 중인 대우 푸르지오아파트 가격이 분양가 수준에 머물면서 등기 비용만 챙기고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많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동부 매물 증가


남양주 하남 등에서도 매물이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다.


남양주시 평내동 우리21공인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발표된 후 매물이 소폭 늘고 있지만 이미 예견됐던 내용이어서 그런지 시장이 조용한 편"이라며 "내년까지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에 매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의 경우 1~2개월 전보다 500만원 안팎 상승한 5000만~6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남시 덕풍동의 송현공인 관계자는 "하남의 경우 강동구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전셋값이 강보합세"라고 전했다.



◆김포·파주 등에선 매물 사라져


신도시 규모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김포와 파주에선 대책 직전 나왔던 급매물이 모두 들어갔다.


김포 동양공인 관계자는 "대책을 앞두고 30평형대는 1000만원,20평형대는 2000만원 떨어진 가격으로 나오던 급매물이 대책 발표와 함께 거짓말같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파주 태양공인 박영훈 사장은 "호재가 많은 지역이어서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역에서도 전셋값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포에선 8500만원 선이던 30평형대 전셋값이 몇 주 사이 9500만원까지 올랐다.


파주도 8·31대책 발표를 전후해 전세 물건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셋값이 소폭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집값 하락세가 감지되고 있다.


남구 용현2동 대우 푸르지오 32평형 매매가는 대책 발표를 전후해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


U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2~3주 전부터 하루 1개꼴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완전히 끊겨 거래가 없는 상태"라며 "매도자 대부분이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놓은 다주택자들"이라고 귀띔했다.



◆수도권 북부 마이너스 프리미엄 생겨


양주에선 소형 평형을 시작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대단지(4900여가구)인 양주 삼숭동 GS자이 인근 천지공인 원창호 대표는 "투자 목적으로 24평형을 샀던 1가구 다주택자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매물을 내놓으며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면서 "한때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1300만원까지 갔는데 입주가 시작되면서 500만원 선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의정부의 경우 전셋값이 최근 한 달 새 500만~1000만원씩 올랐지만 매매가는 조금씩 떨어지거나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오지구 풍림아이원은 입주를 시작했던 작년 8월께 분양가에 더해진 웃돈이 300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1500만~2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부동산119 강봉균 부장은 "장암 주공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진 곳도 있다"며 "1주택만 가져야 한다면 의정부나 양주보다는 돈을 모아서 투자성 있는 곳에 사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미군 기지가 이전하는 동두천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매수세가 완전히 끊기고 매물만 쌓여가는 추세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두천은 빈 집이 늘어나는 중"이라며 "최근 입주를 시작한 현대아이파크 등에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