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조적인 화법이 이번주로 예상되는 두 사람 간의 회담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노 대통령은 다변(多辯)이면서도 화려한 구어체로 상대를 집중 설득하는 '도전적 화술'이 특징이다. 반면 박 대표는 절제되고 준비된 언어로 감정의 기복없이 차분히 대응하는 정반대의 스타일이어서 누가 상대의 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다. 우선 '노무현식 어법'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직설적이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사안을 단순명료하게 설명하는데 탁월하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든다""사진 찍으러 미국에 가지 않겠다""나는 밑천(대선자금)이 가장 적게 든 대통령""권력을 통째로 넘길 수도"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글보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말을 할 때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즉흥연설보다 준비된 말을 중시한다. 정치 현안을 놓고 여당과 대화를 할 때도 발언요지를 적은 메모용 수첩을 손에 꼭 쥐고 참석,'수첩공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절제된 언어와 자제된 행동으로 대화에 임하면서도 자신의 원칙에 대해선 흔들림없이 관철시키는 집요함이 있다. 화려한 수사로 상대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반복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다. 지난해 여야 4대 쟁점법안 협상시 열린우리당측은 "박 대표가 수첩에 적어온 대로만 얘기하더라. 절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허원순·홍영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