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이상의 준비 끝에 발표된 '8·31 부동산종합대책'의 히든 카드인 '송파신도시'를 둘러싼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휴일인 4일에도 관련부처가 총동원돼 초동진화에 나서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제2 판교 논란 등 신도시 반대론의 불길이 정부 의지대로 조기 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맞불작전 속 연일 맹공


이번 대책 발표 직후 급속히 퍼지고 있는 '투기열풍 재연' 우려 여론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을 보면 '이번 만큼은 밀리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친 모습이다.


침묵이나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반대여론이 제풀에 꺾이기를 기다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부로서는 뜻밖의 복병으로 떠오른 송파신도시 논란에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송파신도시 개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이해찬 총리를 비롯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국세청 등 관련부처가 총동원돼 부작용 진화에 적극 나서는 등 연일 맹공을 펼치고 있다.


건교부의 경우 휴일인 4일에도 김용덕 차관이 해외출장 중인 추병직 장관 대신 직접 기자실에 들러 거여·마천동 일대와 강북뉴타운 예정지를 대상으로 지난 2일 실시한 긴급 점검 결과를 설명했다.


김 차관은 "송파신도시 주변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의 호가가 일부 오르기는 했지만 실제 거래는 포착되지 않았다"며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도 이날 송파신도시 일대에 별도의 '부동산투기특별대책팀'을 이날부터 즉시 투입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일 "송파신도시는 판교의 재판이 안 될 것이다.


투기 움직임에 대해선 만전을 기하겠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재경부도 이날 한덕수 부총리,김석동 차관보 등 고위 관료들이 나서 '투기꾼 평생 관리론','송파 투기불가론' 등을 외쳤다.


신도시 개발 주무부처인 건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송파가 판교와 다른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정부,"개발추진 의사 변함없다"


주변 집값불안 등에 따른 송파신도시의 '제2의 판교화 우려감' 확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발추진 의사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도로확장 공사 중에 길이 막히는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 어떻게 교통흐름이 나아지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며 단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개발계획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송파 일대 집값은 신도시 발표보다는 인근의 장지지구 택지개발 때문에 이미 5월부터 올랐고 지금은 막바지 단계"라며 "부작용만 너무 부풀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의 반대여론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용덕 차관도 "송파의 개발여건이나 방식을 감안할 때 인근 부동산값 상승 소지가 미미하다"며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송파 개발의사를 재확인했다.



◆송파논란,추석 전후가 고비


이처럼 연일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맞불작전에도 불구하고 송파신도시 개발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송파신도시 주변집값 불안이 이어질 경우 아직 입법화도 시작되지 않은 8·31대책이 송파신도시 부작용에 가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송파신도시 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시장의 기세싸움은 추석 전후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31대책 관련 법안들에 대한 정치권의 입법공방이 추석 전후에 본격화되는 데다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신도시 개발로 주변 집값이 일시적인 불안을 겪을 수는 있지만 문제는 대상지역이 강남이라는 점"이라며 "송파신도시 인근 집값불안이 주변으로 확산될지,아니면 조기 진화될지 여부는 결국 8·31 대책 전반의 성패가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최근 움직임에도 이른바 '무릎 칠 만한 카드'로 내놓은 송파신도시가 도리어 8·31대책의 무릎을 꺾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며 "송파신도시 공방은 8·31대책 관련 법령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