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로 인해 연기됐다고 중국 외교부와 미국 백악관이 3일 동시에 발표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 주석은 오는 14~16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창설 6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만나 쌍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후 주석과 부시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 정부가 심각한 카트리나 재해를 복구해야 하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예정된 방문 일정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도 "양국 정상이 현 상황에서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두 정상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후 주석의 방미 일정을 다시 잡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지난 2003년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을 방문하고 7일엔 부시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후 주석의 방미 일정 연기와 관련,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최근 국빈방문 논란 등 후 주석에 대한 의전문제로 양국 간에 잡음이 일고,미·중 간 섬유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힘들게 된 것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EU(유럽연합)와 중국 간 제8차 정상회의가 5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EU에서는 주제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과 EU 의장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중국에선 원자바오 총리가 참석한다. 그러나 중국측의 최대 관심사인 EU의 대중국 무기금수 해제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