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 수가 10~15명에 불과한 '미니 회계법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회계법인 수는 79개로 2년 전(62개)보다 17개 늘어났다. 20개사가 신설됐고 3개사가 합병 또는 등록 취소로 사라졌다. 이 기간에 신설된 20개사 가운데 16개사는 소속 공인회계사 수가 10~15명인 '미니 회계법인'이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1414명)과 비교할 때 100분의 1 수준이다. '미니 회계법인'은 재정 우림 한경 성지 일품 두레 정진 지암 신정 정동 신화 서정 신영 제일 중앙 청안 등이다. 회계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소속 공인회계사가 최소 10명 이상이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설립 요건만 간신히 맞춘 회계법인이 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회계법인 중에서도 소속 공인회계사 수가 20명을 넘는 곳은 대명(21명)과 한울(22명) 2개사뿐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지난해 도입한 '기업공개(IPO) 지정감사인 제도'를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 제도는 내년부터 상장하려는 기업들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회계법인에서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김진완 금감원 감사제도운영팀장은 "이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소규모 회계법인이 외부감사 일감을 확보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며 "잇따른 소규모 회계법인 설립 붐은 이 같은 IPO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