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31 대책을 앞두고 은행들이 미리 주택담보대출을 억제,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대체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영업 자제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대 국민 하나 우리 신한 조흥 등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5조2557억원으로 7월의 94조5497억원에 비해 0.7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올 3월(0.7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들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5월에 1.46%,6월 1.83%로 천장을 친 뒤 7월 1.16%,8월 0.74%로 빠르게 둔화되는 추세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 1위인 국민은행은 8월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0.39% 늘리는 데 그쳐 5개 시중은행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과 6월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1% 이상 끌어올렸지만 6월을 정점으로 증가율이 수그러들었다. 취급 규모 2위인 하나은행도 8월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0.40%로 끌어내렸다. ◆고객들 관망 속에 은행은 돌파구 골몰 각 은행들은 지점들에 3건 이상 투기지역 아파트담보대출의 만기연장 제한 등에 관한 지침을 내렸다. 투기지역 내에서 3건 이상 아파트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선 오는 20일 이후 최초로 만기도래하는 대출부터 차례로 회수해 2건 이하로 축소하되 특약을 맺고 1년이내에서 기간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2단계 주택담보대출 리스크관리방안' 발표 이후 고객들은 대부분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뚝 끊겼다"며 "특히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과 분당 등 투기지역에서의 주택대출 영업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은행들은 8·31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이탈한 부동자금이 당분간 단기상품에 머물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것으로 보고 1년 미만 단기부동자금 유치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5일 월례조회에서 "정부의 8·31 부동 산종합대책과 더불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금리 변동성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재조정과 시장 리스크 관리 등 향후 은행영업에 있어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죽지 않으려면 변화하고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위기감을 피력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영업중인 토마토저축은행 박인섭 부장은 "앞으로 저축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상가와 공장 등을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쪽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병연·송종현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