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종합대책의 타깃이 된 서울 강남구보다 주변 지역 아파트 값이 더 크게 떨어지고 있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및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주변 강동구나 서초구 송파구 등에 비해 훨씬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선 아직 본격적인 매물출회 현상도 엿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강남구의 경우 전주보다 0.04%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강동구(-0.29%)와 서초구(-0.15%) 송파구(-0.12%)는 이보다 하락폭이 컸다. 특히 강동구 아파트 값은 8·31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주에도 0.07% 떨어져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 값이 소폭(0.05%) 상승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스피드뱅크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강동구의 아파트 값은 지난주 0.66% 떨어졌지만 강남구 아파트 값은 0.20%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강동구 둔촌주공 3·4단지 34평형은 1~2개월 전 8억5000만원에 호가됐지만 지금은 7억5000만원 선이다. 고덕동 시영아파트 13평형도 같은 기간 3억2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17평형은 4억30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각각 떨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동구 등 강남구 주변 지역의 집값이 강남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인 후 뒤따라 오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강남구의 집값 거품이 꺼질 기미를 보이자 먼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그룹 사장은 "강동구 아파트의 경우 중산층 직장인들이 대출을 끼고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경우가 많다"면서 "2003년 10·29 대책이 발표된 후 강동구 아파트 값이 가장 먼저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강동공인 관계자는 "강동구엔 강남처럼 재건축 단지가 많지만 재건축사업 시기가 대부분 늦다"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이 지역 아파트를 먼저 처분하려는 2주택 보유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