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자흐스탄의 육상광구 지분을 인수하며 석유개발 사업에 뛰어든 LG상사가 연산 35만t 규모의 폴리에틸렌(PE) 생산공장도 현지에 짓는다.


이미 3건의 산업용 원자재 프로젝트를 따낸 중동의 오만에서도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 및 PVC 플랜트 사업을 추가로 벌인다.


금병주 LG상사 사장은 5일 기자와 만나 "카자흐스탄을 '제2의 오만'으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만에 이어 카자흐스탄을 집중 공략하는 '거점형' 자원개발 및 산업용 원자재 유통 사업을 통해 회사의 해외사업 수익구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포석이다.


◆카자흐스탄을 제2의 오만으로


세계 석유 메이저들의 각축장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올초 지사를 낸 LG상사는 불과 8개월 만인 지난달 첫 결실을 봤다.


육상 아다(ADA) 광구의 지분 50%를 '카자흐스탄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수,운영권을 거머쥔 것.카스피해 북동쪽에 위치한 아다 광구는 매장량이 5억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이언트급이다.


금 사장은 "탐사 및 개발 노하우를 축적한 한 업체에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면서 "첫 시추가 시작되는 연말께 소주잔에 석유 마시러 갈 수 있을 것 같다(검은 원유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뜻)"고 말했다.


금 사장은 이어 "아다 광구 말고도 또 다른 광구도 한 곳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한 카스피해 잠빌 광구까지 합쳐 3개 광구에서 사업을 벌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카자흐스탄에선 자원개발은 물론 산업용 원자재 프로젝트도 추가로 따냈다.


금 사장은 "카스피해 인근에서 양질의 천연가스가 무궁무진하게 나오고 있다"면서 "(카자흐스탄측과) 연산 35만t 규모의 폴리에틸렌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동의 '블루오션' 오만


오만에서의 사업 수주도 계속되고 있다.


오만은 LG상사엔 사막의 '블루오션'으로 통하는 곳.


내년에 완공되는 소하르 지역의 폴리프로필렌 플랜트를 필두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에틸렌 디크로라이드(PVC원료) 프로젝트(2007년 말 상업생산),8억달러 규모의 아로메틱스(BTX원료) 프로젝트(2008년 가동목표) 등 이미 3건에 12억달러 이상의 사업을 벌이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금 사장은 "이미 사업권을 따낸 곳 말고도 VCM,PVC 프로젝트 2개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 오만 총리가 한국을 공식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사업이 곧 구체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LG상사 관계자는 "오만에선 프로젝트별로 20∼3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장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직접 세계 시장에 내다팔면 이로 인한 수익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상사가 오만과 카자흐스탄에서 잇따라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블루오션 전략을 철저히 따른 결실이다.


경쟁이 심한 나라 대신 자원이 풍부하지만 생산 설비가 미비한 국가에서 사업을 직접 제안하는 방식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강력한 지원도 큰 힘이 됐다.


구 회장은 지난해 "자원개발과 산업용 원자재 유통으로 먹고 살겠다"는 LG상사 금 사장의 보고를 받고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는 것.


지난 7월엔 금 사장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방문,이 같은 사업 구상을 파트너측에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 사장은 "종합상사로서 경쟁력 있는 기존 사업은 유지하되 자원개발과 산업용 원자재 유통을 통해 알차게 돈을 버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