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큰손 "갈아타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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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고판 주식은 무려 31조원어치다.
지난 5월보다 10조원가량 불어났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지난 6월 말부터 외국인의 매매 규모는 이처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큰손'(상장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펀드) 들의 '갈아타기'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많이 오른 종목은 팔아치우고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이는 포트폴리오 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다.
캐피털그룹 등 대형 펀드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과 신규 투자가 병행해서 이뤄지고 있으며,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트폴리오 교체 활발
한국경제신문이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6월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요 외국인 큰손의 지분 변동 공시를 분석한 결과 캐피털그룹 오펜하이머펀드 JF에셋매니지먼트 등은 보유 지분을 늘렸지만 템플턴자산운용 피델리티 GMO펀드 얼라이언스캐피털 등은 보유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소버린의 한국 투자 정리,코리아펀드의 대규모 환매,헤르메스 검찰 고발 등 굵직한 투자 변수가 잇따랐지만 일부에서 우려했던 외국계 큰손들의 시장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계 오펜하이머펀드는 계룡건설 쌍용자동차 등 10개 종목의 지분을 늘리고 1개 종목(더존디지털웨어)의 지분을 줄여 투자비중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5% 이상 지분 보유 종목이 30여개에 달하는 미국계 캐피털그룹은 국민은행 대구은행 등 7개 종목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대림산업 등 3개 종목의 지분을 일부 매각,전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가량을 바꿨다.
홍콩에 거점을 둔 JF에셋매니지먼트도 지분 확대(9개)가 축소(5개)보다 많았다.
반면 싱가포르 소재 템플턴자산운용은 에이블씨엔씨만 5% 이상 신규 취득했을 뿐 기존 5% 이상 지분 보유 종목 12개 가운데 절반 가까운 5개 종목의 비중을 낮췄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경우 5000원대 중반에 매입한 주식을 7000~1만3000원대에 처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 그룹인 피델리티도 지분 축소(6개)가 확대(5개)를 앞질렀다.
외국인 큰손들이 이처럼 종목 교체에 대거 나서면서 외국인의 주식 매매금액(매수+매도 금액)은 6월 25조7000억원,7월 30조원,8월 31조원으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지분 확대 종목 주목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외국계 큰손들은 한 번 매매 방향을 잡으면 상당기간 비슷한 매매 패턴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꾸준히 사는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외국인 큰손이 지분을 확대하는 종목 중에는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들이 많다.
오펜하이머가 9.29%의 지분을 취득한 계룡건설과 GMO펀드가 사들인 범양건영 코오롱건설 KCC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가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안팎에 불과하다.
두 곳 이상의 펀드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종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스닥 기업인 에이블씨엔씨는 오펜하이머펀드와 템플턴자산운용이,에스에프에이는 피델리티와 캐피털그룹이 나란히 지분을 늘렸다.
이에 반해 대림산업은 얼라이언스캐피털과 캐피털그룹이 동시에 지분을 줄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