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전체 FTA 아직 일러"..한.중.일 경제연구소장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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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이 참가하는'아세안+3'정상회담이 열린다.
특히 이번 회담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의 의지가 반영돼 인도 호주 뉴질랜드 정상까지 참가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시아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대표적 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경제통합,통화정책 등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이경태 원장=몇 년간의 협의 끝에 인도 호주 뉴질랜드 정상이 아세안+3 회의에 참석하게됐다.
어떤 의미가 있나.
◆요시토미 마사루 일본 경제산업연구소장=호주 뉴질랜드 인도는 이 지역 평화 유지와 테러 방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들이다.
◆장윤링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인도와 호주를 포함시키는 것은 이 지역 안보를 위해 중요한 의의가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 나라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중국에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이 원장=현재 중국 일본 한국은 개별적으로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것은 동아시아 전체를 위한 FTA가 아닌가.
◆요시토미 소장=3개국과 아세안 간에 개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FTA를 중단 또는 보류시키고 갑자기 다자간 협상으로 건너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특히 일본과 중국 간 FTA의 진행 상황이 순탄치 않기 때문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동아시아 경제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 상조다.
지금은 미래에 있을 FTA를 양질의 협정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장 소장=이 지역의 경제 통합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아세안과 FTA 협상을 시작했고 한국과 일본도 2007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만큼 2008년부터 동아시아 전체를 위한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2010년 발족을 목표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
양자 FTA가 다자간 FTA와 상충되는 것이 아닌 만큼 지금으로서는 양자간 FTA 체결을 독려해야 한다.
◆이 원장=아시아 국가들은 통화 문제에 있어서도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했는데 일본 등은 추가 절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요시토미 소장=세계경제의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달러가치가 약해지고 유로 위안 엔 원화 등의 가치는 강해져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위안화 절상은 그런 점에서 의의가 있다.
통화 절상이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한·중·일 세 나라의 전체 교역액에서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55%에 달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영항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 원장=동아시아 경제 협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장 소장=우리에겐 공동 통화 같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의식이 우선이다.
유럽은 처음부터 공동시장을 논의할 만큼 공통점이 많았지만 아시아는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목표 달성 자체보다는 협력이며,그 과정에서 우리가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고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을 길러야 한다.
◆요시토미 소장=경제 통합에서 FTA는 첫 단계다.
순차적으로 관세동맹,공동시장,통화통합 등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싱글 머니 같은 구체적인 목표 달성은 가시적이지 않다.
아세안 협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와 공동의 번영,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며 일본과 중국은 그 일련의 과정에 의의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