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이 경쟁력이다] <上> "제조사 매출기준 재활용 할당 비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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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R 제도를 한단계 더 도약시키려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연 매출 10억원 미만이거나 수입액이 3억원 미만인 업자들에게는 재활용 의무를 면제해주는 것이 문제점 중 하나다.
플라스틱리싸이클링협회 임태수 팀장은 "부피가 큰 재질 특성상 매출은 적지만 사용량이 엄청난 경우가 많다"며 "의무기준을 일정 사용량 기준으로 바꿔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무 품목 확대도 관건이다.
포장재 품목 선정을 재질 기준이 아닌 내용물 기준으로 하다 보니 문구 의류 등 일부 포장재는 유통량이 많은데도 의무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의무할당량 이행만을 강조하는 현 시스템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자산업환경협회 송효택 정책조사팀장은 "가전제품이 재활용시장에 나오려면 최소 5∼6년이 걸리는데도 최근 판매량을 기준으로 의무량을 할당하기 때문에 의무 이행률이 기대치를 밑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인기가 높아 폐품으로 나오는 게 거의 없지만 벌써 의무할당량이 부과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의무이행을 하려면 멀쩡한 중고품을 사서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무엇보다 초기 수거책임을 맡고 있는 지자체의 의지가 관건이다.
재활용 수거물의 총량과 순도를 높이는 동시에 주민 교육을 담당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자원순환연대 김미화 사무총장은 "재활용 대상품목이 돈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선 재활용 산업과 해당 지자체에 대한 파격적인 초기 자금 지원과 재활용제품 시장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