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사면초가'‥ 여론조사도 불리 "잘못한다" 47%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늑장 대응에 집중포화가 쏟아진 데 이어 부시 대통령이 뉴올리언스 제방 붕괴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모른척 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도덕적으로도 치명타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트리나의 주된 피해자인 흑인들이 노골적으로 부시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고조되고 있는 흑백갈등도 부시를 옥죄고 있다.
각국 언론들도 앞다퉈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부시는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카트리나를 9·11 테러에 비유하며 카트리나 재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부시 행정부 2기 임기의 결정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부시행정부 1기때의 최대 재앙인 9·11테러와 달리 카트리나는 부시행정부가 지목할 '적'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국면 전환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일 뉴올리언스가 물에 잠긴 후 "누구도 둑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뉴스위크 최신호(12일자)는 "지난해 부시 대통령을 직접 만나 둑 붕괴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는 루이지애나주 민주당 출신 존 브룩스 전 상원의원의 주장을 소개,부시를 곤궁에 빠뜨렸다.
또 뉴욕데일리는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유린하는 동안 부시 대통령과 측근들은 대부분 파티 휴가 쇼핑 등으로 소일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부시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의 여론 조사 결과 부시의 위기 대처 방식에 대해서는 '잘못한다'(47%)와 '잘한다'(46%)가 비슷했으나 9·11 사태 후 업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91%에 달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세계 각국 언론들도 부시 행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제3세계 미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초자연적인 힘과 부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