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오는 10,11월 중 10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평채 금리가 지표 금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적정 수준의 유통 물량이 공급돼야 한다"며 "달러화로 발행할지 유로화로 발행할지,만기를 몇 년으로 할지는 시장 상황 등을 살펴본 뒤 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평채에 붙는 가산 금리는 국가 신인도를 재는 잣대인 동시에 국내 민간 금융회사가 해외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 금리로 사용된다. 이번 외평채 발행으로 유입되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화는 외환 보유액으로 편입돼 미 국채 등에 투자된다. 현재 해외에서는 2008년 만기물(30억달러)과 2013년 만기물(10억달러),2014년 만기물(10억달러) 등 세 종류의 외화표시 외평채가 유통되고 있다. 2008년 만기가 돌아오는 외평채의 가산 금리(9월2일 기준)는 0.2%포인트이며 2013년과 2014년 만기물은 각각 0.65%포인트와 0.74%포인트이다. 정부의 이 같은 외평채 발행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환 보유액이 2000억달러를 웃도는 등 '나라 곳간'에 달러화가 넘쳐나는 마당에 굳이 이자까지 지급하며 외평채를 추가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높은 금리로 차입한 외화를 낮은 수익의 자산(미 국채 등)에 운용함으로써 나라 빚만 늘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외평채 발행잔액이 적을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의 금리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며 "국제 금융시장에 낮은 수준의 기준 금리를 제시해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의 차입 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