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개발계획과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조치로 달아오르던 지방 부동산시장이 8·31 대책으로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다. 오피스텔 아파트 등은 거래가 끊긴 가운데 프리미엄(웃돈)이 사라진 곳이 속출하고 있다. 땅의 경우도 나대지 중과세 방침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분양 열풍 사라져 올들어 인기리에 분양됐던 부산과 창원의 대형 오피스텔의 경우 매물이 줄을 잇고 있으나 사려는 사람이 사라졌다.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던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의 대우트럼프월드센텀(오피스텔) 60평대는 8월 초부터 매물이 쏟아지면서 프리미엄이 5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영업팀장은 "매물로 내놓아도 거래가 되지 않자 매도자들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라며 "오피스텔은 처분대상 1호인 만큼 갈수록 프리미엄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적인 관심 속에 '투기광풍'을 불러온 경남 창원시 두대동의 초고층 오피스텔 '더 시티7자이' 는 분양 당시 40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으나 지난 7월 말부터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거래마저 끊겼다. 창원 부동산월드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프리미엄 3000만원대를 원하고 있으나 매물을 찾는 사람이 자취를 감춰 시세를 알 수 없을 정도"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행정수도 지역인 오창지역도 직격탄을 맞았다. 오창산단지역은 대우자동차판매 한라건설 쌍용건설 우림건설 등 6개 업체가 지난해 동시분양에 성공,내년 2월부터 11월까지 85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청약률이 10 대1을 웃도는 등 각광을 받았던 곳이지만 대책 발표 이후 급매물이 서서히 늘고 있다. 30평형 기준(소유권 이전 가능) 프리미엄도 3000여만원에서 1500만~200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빨리 아파트를 처분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며 "심지어 분양가에 팔 수 없느냐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시장 타격은 더 커 전원주택 단지로 인기가 급상승한 경주 양남 일대와 울산 북구의 천곡,매곡 일대 주민들은 7월 말까지만 해도 부동산 중개업자가 발에 차였는데 요즘엔 씨가 말랐다고 한숨 지었다. 이들 대부분은 가격을 더 높여 팔려고 기다렸다가 낭패를 보게됐다. 경주 양남의 한 농민은 "논 1000여평 팔아 자식 공부시키고 시내 아파트 하나 장만하려 했는데 이젠 다 틀렸다"며 "농산물 개방으로 농사도 되지 않고 이제는 뭘 해서 자식 공부시켜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토지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3억원 이상의 토지를 가진 투자자들은 급격히 관망세로 선회하고 있다. 부산의 급등지역인 기장군에 10억원 상당의 토지를 산 김모씨는 "부산지역은 땅이 부족해 장기 보유하면 은행이자보다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양도세까지 가격에 포함시켜 팔겠다"고 말했다. 두꺼비 부동산 관계자는 "3억원 이하의 매물은 조금씩 나오고 있으나 거래가 없고 3억원 이상의 매물은 팔리지 않아 토지소유자들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나대지는 문의 자체가 실종 됐다. 혁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충청권의 토지는 이미 행정중심 복합도시 여파로 묶일 대로 묶여있어 특별한 영향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백창현·김태현·신경원·최성국·하인식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