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지펀드 업계가 지난 2분기 환매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현재의 낮은 수익률은 구조적인 것이어서 앞으로 본격적인 위기를 맞을 것이란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저수익률이 레버리지 투자(차입금 비중을 높이는 투자)를 과도하게 늘리고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게 만들어 '진짜 위기'를 부를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5일 이 같은 미국 MIT 슬론스쿨의 앤드루 로 교수의 주장을 인용,헤지펀드 산업에 본격적인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로 교수는 헤지펀드 산업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장기투자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낮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이나 난해한 금리옵션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경우 수익률이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패턴의 투자와 낮은 수익률은 1998년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 사태와 1987년 '블랙 먼데이' 직전에도 나타났었다"며 "낮은 수익률은 헤지펀드산업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 사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NN머니도 최근 "헤지펀드가 레버리지를 높이는 투자나 투자를 한 곳으로 집중하는 올인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난감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익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데 반해 투자자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는 예전 수준대로 여전히 높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로 교수는 "헤지펀드가 이 같은 투자패턴을 유지할 경우 1998년 같은 위기상황을 맞을 때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며 "헤지펀드 업계가 저수익률 시대에 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같은 금융 폭풍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카트리나로 유가가 100달러에 접근하거나 부동산 거품이 급속히 꺼지는 시나리오가 헤지펀드의 위기를 촉발시킬 방아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