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경영진에 대한 성과보상체계로 활용해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제도를 폐지한다. 그 대신 3년단위로 업무 실적을 평가,현금으로 성과를 보상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상장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부여해온 스톡옵션과 달리 1400여명에 이르는 계열사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삼성의 기존 성과보상체계에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 1위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5일 "스톡옵션제를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제'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60여개 계열사의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성과와 실적 등을 평가해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생산성격려금(PI) 초과이익배분금(PS)과는 별도며 올 연말부터 3년 간격으로 지급된다. 그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마련했으며 특별 성과급 규모는 직급과 직종,기여 정도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다양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제는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외국인 핵심 인력 영입 등 경영전략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한해 활용키로 했다. 삼성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현행 스톡옵션 제도가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경영실적에 연동하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주가 동향과 제공받은 시점 등 운에 의해 차익이 결정된다는 지적이 많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제도가 도입될 경우 비상장사로 상당한 실적을 내면서도 스톡옵션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던 생명 코닝정밀유리 토탈 에버랜드 SDS 등의 임원들도 적지 않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회계 투명성 증대 등을 위해 스톡옵션제를 폐지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공평한 성취 동기를 유발하는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스템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