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덩치가 작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선과 8000TEU급(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초대형 컨테이너선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2년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LNG선 수주잔량은 31척을 기록,대우조선(27척)이나 현대중공업(14척)을 제치고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잔량도 33척으로 2위인 현대중공업(29척)보다 많다. 이들 선박이 전체 수주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LNG선의 비중은 2002년 9%에서 지난해 29%로 껑충 뛰었고 컨테이너선의 비중은 32%에서 39%로 높아졌다. 전용범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차기 주력으로 삼고 있는 선박들"이라며 "삼성중공업이 두 부문에 강점을 확보함으로써 주도 업체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종전 1만76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1,2분기 연속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3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1,2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원화 환율하락과 원자재(후판) 가격 인상의 부정적 효과가 최근 많이 사라진 데다 고가에 수주한 LNG선이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다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고정비 부담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준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소재 템플턴자산운용의 지분 매각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점도 호재다. 템플턴자산운용은 당초 12%에 달하던 삼성중공업 지분을 올 들어 꾸준히 매각,지난달 23일에는 4.13%로 낮췄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