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싸이더스F&H 인수로 모든 국내 통신업체들이 사실상 영화콘텐츠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SK텔레콤은 올초 연예매니지먼트와 영화제작을 하는 IHQ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LG텔레콤도 최근 콘텐츠제작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영화콘텐츠 시장은 CJ,롯데,오리온 등 기존 대기업외에 통신 3강까지 가세해 6개 대기업의 각축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대기업들이 콘텐츠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콘텐츠생산업체를 소유하지 않으면 앞으로 콘텐츠조달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통신업체들의 시장진입을 부추기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영화사업에 뛰어든 것은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초고속 데이터 전송(HSDPA) 등 신기술의 도입과 함께 신종 미디어들이 대거 출현하면서 콘텐츠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영화와 음악 콘텐츠 매출액은 총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영화흥행시장과 맞먹는 것이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동통신사업이 한계에 직면했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과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이후 SKT와 KT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 판권을 확보해 초고속인터넷 무선인터넷 와이브로 DMB 등에 원소스멀티유스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중장기 전략에 미흡하다는 인식에 따라 영화제‘작사 인수와 영화펀드 참여,음원제작사 인수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한류열풍에 따른 영화와 드라마가 해외시장에서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콘텐츠제작업에 뛰어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영화‘외출’의 경우 일본에 73억원에 수출돼 개봉전에 제작비를 회수했다.일본에서 대박을 터뜨린 ‘겨울연가’ 이후 인기 방송 드라마들의 수출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