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CC는 회원들 자신이 주인인 국내 첫 골프장이다.지난 99년말 모기업인 신원의 부도로 신원CC가 경매에 넘어가자 회원들은 일정액씩의 돈을 출연,(주)일신레저를 설립한 뒤 골프장을 인수했다.1년만에 신원CC는 흑자로 돌아섰고 이듬해에는 골프장업계 최초로 회원에게 배당까지 했다.인수 당시 8천만원이던 회원권 값은 현재 5억5천만원을 넘는다.


이같은 성공사례의 뒤에는 부도 이전부터 지금까지 3차례나 대표를 연임한 이동주 사장(51)이 있다. '오너'가 무려 750명인 회사를 어떻게 꾸려가고 있을까.


"주주회원을 25명씩 30개조로 편성했습니다. 각 조 대표의 반은 이사,반은 운영위원으로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서로 견해가 달라도 회사를 잘되게 하자는 목표가 있는 만큼 회원들 간 화합이 잘 이뤄집니다."


신원CC 회원 중에는 전·현직 법조인이 100여명에 달해 이들의 합리적인 사고나 의견수렴 방식도 잡음 없는 경영에 도움이 된다.


투명경영 역시 회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회원 인수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영업장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부킹제도를 도입한 것도 신원CC가 처음입니다."


이 같은 운영방식으로 신원CC는 '회원들의 천국'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회원은 세금 2만4000원만 내면 골프를 칠 수 있다.


회원의 배우자는 3만5000원,자녀 2명까지는 5만7000원으로 주말라운드를 할 수 있다.


4명 한 가족이 일반 골프장 한 사람 그린피에도 못 미치는 17만3000원으로 골프를 칠 수 있는 셈이다.


또 일요일마다 회원전용 부킹시간이 별도로 있다.


회원들끼리 라운드할 경우 연중 일요일마다 가능하다.


회원의 이용도가 높기 때문에 골프장 매출(27홀 기준)은 일반 골프장에 비해 연 40억∼50억원으로 적지만 조직이 슬림화돼 있어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


"지난 5년간 시설투자,국유지 매입 등에 100억원을 투입해 골프장의 실질자산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인수 당시 부채 5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상환해 부채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익금의 일부는 회원권을 구입해 자체 소각하기도 했지요."


이 사장은 직원들을 식구처럼 대한다.


우수 캐디 20명을 선발해 유럽배낭여행 기회를 주기도 하고 금강산 관광도 시켜줬다.


영화관을 빌려 전 직원과 가족들이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특히 남 모르게 사재를 털어 외국으로 연수를 보내준 직원도 있다.


이 사장은 "직원이 편해야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도 좋아진다"면서 "앞으로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비용절감을 위해 골프장 내 부대사업을 직원에게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