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환경기술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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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서부터 환경친화적인 폐차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관련한 모든 연구·개발(R&D)을 일괄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김상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7일 경기 용인시 구성읍 마북리에 문을 연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야트막한 산 중턱에 들어선 이 시설은 세계 자동차업계 최초로 환경 관련 R&D 역량을 한데 모은 곳이다.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현대·기아차 미래 기술의 본산인 셈이다.
4층 높이의 4300평짜리 환경기술연구소는 건물 중앙의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사무동과 실험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사무동에서 연구·개발한 결과를 실험동으로 가져와 곧바로 테스트할 수 있는 구조다.
실험동에 있는 친환경 차량 개발 설비는 모두 400여개.설비 가격만 300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리드,연료전지 등 친환경 자동차의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설비에서부터 가솔린 및 디젤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장치,그리고 친환경적인 폐차시스템 등이 마련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700기압으로 압축한 수소를 저장한 대형 충전소.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마련한 이 시설은 기존 350기압짜리 충전소와는 비교가 안 되는 성능을 자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350기압으로는 한번 충전으로 300km밖에 주행할 수 없지만 700기압으로는 500km도 가능하다"며 "2010년으로 계획된 연료전지차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기술연구소는 건물 자체부터 환경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여름에는 영상 20도,겨울에는 영상 15도를 유지하는 지열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히터가 필요없다.
화장실 변기에는 항공기에나 쓰이는 '진공오수시스템'을 적용,한번 물을 내리는 데 10ℓ 정도 드는 일반 변기의 8분의 1에 불과한 1.2ℓ만으로 세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건물 운영비도 연간 1억5000만원 정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환경기술연구소 준공을 계기로 환경 관련 R&D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친환경 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친환경 차량 개발 △친환경 핵심기술 개발 △친환경 글로벌 경영시스템 강화 △환경부하물질 저감 교육 지속 △자원순환형 사회 구축에 기여 등을 환경 관련 5대 중점 실천과제로 삼고,이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