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박대표, 청와대 회담 ‥ 합의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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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청와대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언론과 다수 국민들의 관심도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양측 참모진 역시 회담 전부터 의제와 진행방식은 물론 회담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항목항목에 대해 팽팽한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이 향후 정국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회담에 대해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무슨 합의가 나오나 주시하고 있는데 합의가 뭔가 나오면 좋긴 좋지만 크든 작든 책임지고 지킬 수 있는 합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안 나와도 진심으로 책임있게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며 "지키지도 못할 합의를 어거지로 하기보다는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유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국민들이 대통령께 말할 게 많은 것 같다"고 국민여론을 전제한 뒤 "오늘 회담을 앞두고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을 만들었는데 많은 국민들이 의견을 주셔서 오늘 전달해 드리고자 한다"고 응수했다.
노 대통령이 이 말에 "오늘 한나라당을 통해 하고 싶은 국민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야겠다. 듣고 새겨서 참고하겠다"고 '적극 수용'의사를 밝히자,박 대표는 "정치인뿐 아니라 대통령도 국민이 제일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늘을 계기로 국민들이 바라는 일이 진행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민생문제에 관한 '여론 수렴'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어 노 대통령이 "오늘 회담을 정해놓으니 '박 대표가 나라걱정,국민걱정이 지극하시다고… 그런 줄 알고 가서 얘기하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며 덕담을 건넸다. 박 대표도 다소 부드러운 톤으로 태풍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며 "요즘은 한번 오면 대형 태풍인데… 회담이 어떻게 될까 걱정했는데 정면으로 오지 않고 피해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당초부터 회담 뒤 합의문과 관련,"합의문이 나오면 좋겠지만 대화자체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합의문안 자체에는 별다른 애착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나라당의 명확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대연정에 대한 청와대의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전해지면 좋겠다"며 연정 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회담에는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김병준 정책실장,김만수 대변인이,한나라당에서는 맹형규 정책위의장,유승민 대표 비서실장,전여옥 대변인 등 모두 6명이 배석했다. 회담 후 양측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화록 형식으로 정리해 결과를 발표했다.
허원순·양준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