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싸이더스FNH 인수로 영화 콘텐츠 사업에 뛰어든 통신회사는 사실상 3개로 늘었다. 올해 초 SK텔레콤이 연예 매니지먼트와 영화 제작을 하는 IHQ의 경영권을 인수했고,최근에는 LG텔레콤이 영화 콘텐츠 제작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화 콘텐츠 시장은 CJ 롯데 오리온 등 기존 '빅3'에 3개 통신업체가 가세,6개 대기업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통신업체들이 앞다퉈 영화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비롯해 와이브로(휴대인터넷),차세대 이동통신(HSDPA) 등 새로운 기술과 신종 미디어가 대거 출현하면서 영화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영화 및 음악 콘텐츠 시장이 연간 1조원에 달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제작 업체를 소유하지 않으면 콘텐츠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한몫 했다. 통신업체들의 영화시장 진입에 대해 영화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 오리온 롯데 등 대형 투자배급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반면 일반 제작업체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통신업체의 자금 유입으로 영화 제작은 활발해지겠지만 기존 배급업체들은 배급할 영화를 잡기 위해 SK텔레콤 KT 등과 경쟁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싸이더스FNH의 경우 내년에 영화배급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KT 자금으로 10여편의 영화를 제작해 배급할 경우 흥행 수입의 7~10%가량인 배급수수료만으로도 경상비를 조달할 수 있다. 반면 싸이더스FNH의 작품을 배급해온 대형 투자배급사들은 거래선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지는 반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제작 업체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제작 업체의 몸값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배급사와 제작사의 수익배분 비율도 현행 6 대 4에서 5 대 5 정도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