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공룡 KT' 진화한다 .. 新동력 발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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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로 '통신공룡' KT를 춤추게 할 수 있을까.
수준급 기타 실력을 자랑하는 남중수 KT 사장(50)이 고민에 빠져 있다.
'거대 KT'를 '위대한 KT'로 바꿀 묘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T는 남 사장의 솜씨에 따라 도태한 공룡 AT&T(미국 기간통신사업자)가 될 수도 있고 진화한 공룡 BT(영국 기간통신사업자)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재임기간은 KT에 중요한 시기다.
임기가 끝나는 2007년 말이 되면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인터넷전화,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터넷TV(IPTV),홈네트워크 등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컨버전스 시대가 활짝 열린다.
실패한 기타맨으로 끝날지,공룡을 춤추게 한 놀라운 기타리스트가 될지는 그의 주법과 리듬에 달려 있다.
◆거대한 몸집
KT는 지난해 매출 11조8500억원,영업이익 2조12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올해 목표는 매출 11조9000억원,영업이익 1조8000억원.임직원은 3만8000명이며 지점은 400개,회선은 2400만개,자회사 계열사는 최근 인수한 싸이더스FNH를 포함해 12개다.
그야말로 '통신공룡'이다.
사업 구조는 시내전화 시외전화 국제전화 등 전화사업과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망 접속(LM사업),PCS 재판매,데이터 수익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전화사업 매출 비중이 37.9%로 가장 높고,초고속인터넷 22.5%,LM 15.9%,데이터 수익 11.3%,PCS 재판매 9.5%다.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시내전화 점유율은 93.4%나 되고 시외전화는 84.3%,국제전화는 64.4%,초고속인터넷은 50.3%다.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데이콤 온세통신 드림라인 등 경쟁업체들이 있으나 KT엔 '티라노사우루스 앞에 선 콤프소그나투스'에 불과하다.
◆전화사업 한계 극복이 과제
주력인 전화사업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초고속인터넷도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KT가 부럽다"면서도 "성장 호르몬이 부족한 거대기업"이라고 꼬집었다.
KT는 2000년대 들어 '매출 11조원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11조5183억원이었던 매출은 2002년 11조7080억원,2003년 11조5757억원,2004년 11조8508억원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1조9000억원.역시 11조원대다.
더구나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이 목표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조 단위긴 하지만 답보상태란 점에선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2001년 1조455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이후 1조7941억원,1조2431억억원,2조1271억원,1조8000억원(올해 목표) 등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저런 변수가 있지만 일정한 상승추세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장성 우려는 더 커진다.
전화사업은 이미 한계에 처해 있다.
시내전화는 시장점유율이 93%를 넘지만 월별 성장률이 0%이거나 마이너스이기 일쑤다.
2조5000억원대 시장이지만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 굳어버린 시장이다.
시외전화는 더 심해 연간 2조원대이던 시장이 7000억~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휴대폰 e메일 메신저 인터넷전화 등 디지털 통신수단의 전방위 공격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업체 임원은 "통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전화사업이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와이브로 등이 활성화되면 유선전화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부문도 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해 적정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190만여명에 달해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더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에 이어 파워콤까지 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통·방융합 변신 서둘러야
KT는 유·무선 통신이 결합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시대를 맞아 어느 회사보다 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동통신 자회사 KTF와 포털 업체 KTH를 거느리고 있고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2대 주주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영화제작사인 싸이더스FNH를 인수했다.
게다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광대역통합망(BcN)에서 앞서가고 있고 인터넷TV 상용화 준비도 끝냈다.
유·무선 통합이든 통·방 융합이든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투자 시각에서는 어느 통신회사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전화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신 방송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등을 아우르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BT가 선례가 될 수 있다.
남 사장이 '유비쿼터스 사업영역'(U시티 U홈 U오피스) 진출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변신을 위해 2010년까지 10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신 인프라 확충에 7조8000억원,신성장산업 기반 구축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관건은 스피드와 타이밍이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주력인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힘을 발휘하는 동안 경쟁사보다 먼저 신사업을 상용화해야 한다.
통·방융합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KT도 딥임팩트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민영 2기 사령탑에 오른 남중수 사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신사업을 밀어붙이고 외부 장애물을 걷어내는 일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
수준급 기타 실력을 자랑하는 남중수 KT 사장(50)이 고민에 빠져 있다.
'거대 KT'를 '위대한 KT'로 바꿀 묘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T는 남 사장의 솜씨에 따라 도태한 공룡 AT&T(미국 기간통신사업자)가 될 수도 있고 진화한 공룡 BT(영국 기간통신사업자)가 될 수도 있다.
그의 재임기간은 KT에 중요한 시기다.
임기가 끝나는 2007년 말이 되면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인터넷전화,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터넷TV(IPTV),홈네트워크 등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컨버전스 시대가 활짝 열린다.
실패한 기타맨으로 끝날지,공룡을 춤추게 한 놀라운 기타리스트가 될지는 그의 주법과 리듬에 달려 있다.
◆거대한 몸집
KT는 지난해 매출 11조8500억원,영업이익 2조12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올해 목표는 매출 11조9000억원,영업이익 1조8000억원.임직원은 3만8000명이며 지점은 400개,회선은 2400만개,자회사 계열사는 최근 인수한 싸이더스FNH를 포함해 12개다.
그야말로 '통신공룡'이다.
사업 구조는 시내전화 시외전화 국제전화 등 전화사업과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망 접속(LM사업),PCS 재판매,데이터 수익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전화사업 매출 비중이 37.9%로 가장 높고,초고속인터넷 22.5%,LM 15.9%,데이터 수익 11.3%,PCS 재판매 9.5%다.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시내전화 점유율은 93.4%나 되고 시외전화는 84.3%,국제전화는 64.4%,초고속인터넷은 50.3%다.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데이콤 온세통신 드림라인 등 경쟁업체들이 있으나 KT엔 '티라노사우루스 앞에 선 콤프소그나투스'에 불과하다.
◆전화사업 한계 극복이 과제
주력인 전화사업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초고속인터넷도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KT가 부럽다"면서도 "성장 호르몬이 부족한 거대기업"이라고 꼬집었다.
KT는 2000년대 들어 '매출 11조원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11조5183억원이었던 매출은 2002년 11조7080억원,2003년 11조5757억원,2004년 11조8508억원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11조9000억원.역시 11조원대다.
더구나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이 목표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조 단위긴 하지만 답보상태란 점에선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2001년 1조455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이후 1조7941억원,1조2431억억원,2조1271억원,1조8000억원(올해 목표) 등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저런 변수가 있지만 일정한 상승추세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장성 우려는 더 커진다.
전화사업은 이미 한계에 처해 있다.
시내전화는 시장점유율이 93%를 넘지만 월별 성장률이 0%이거나 마이너스이기 일쑤다.
2조5000억원대 시장이지만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 굳어버린 시장이다.
시외전화는 더 심해 연간 2조원대이던 시장이 7000억~8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휴대폰 e메일 메신저 인터넷전화 등 디지털 통신수단의 전방위 공격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업체 임원은 "통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전화사업이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와이브로 등이 활성화되면 유선전화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속인터넷 부문도 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해 적정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190만여명에 달해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더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에 이어 파워콤까지 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통·방융합 변신 서둘러야
KT는 유·무선 통신이 결합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시대를 맞아 어느 회사보다 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동통신 자회사 KTF와 포털 업체 KTH를 거느리고 있고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2대 주주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영화제작사인 싸이더스FNH를 인수했다.
게다가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광대역통합망(BcN)에서 앞서가고 있고 인터넷TV 상용화 준비도 끝냈다.
유·무선 통합이든 통·방 융합이든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투자 시각에서는 어느 통신회사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전화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신 방송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등을 아우르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BT가 선례가 될 수 있다.
남 사장이 '유비쿼터스 사업영역'(U시티 U홈 U오피스) 진출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변신을 위해 2010년까지 10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신 인프라 확충에 7조8000억원,신성장산업 기반 구축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관건은 스피드와 타이밍이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주력인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이 힘을 발휘하는 동안 경쟁사보다 먼저 신사업을 상용화해야 한다.
통·방융합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KT도 딥임팩트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민영 2기 사령탑에 오른 남중수 사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신사업을 밀어붙이고 외부 장애물을 걷어내는 일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