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P3 시장 '2차 대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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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MP3플레이어 업체인 미국 애플컴퓨터가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초경량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나노'를 공개했다.
애플의 하드디스크 타입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미니'를 대체하는 제품군으로 기가바이트(GB)급 대용량인 데도 가격은 동급 플래시 타입 제품의 절반에 불과해 레인콤 엠피오 등 한국 플래시 MP3플레이어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애플컴퓨터는 8일 미국 본사 차원에서 무게가 42g에 불과하고 일반 연필 두께보다 얇으면서도 최대 1000곡(4GB 기준)의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나노'를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이달 중 시판할 예정이다.
'아이팟 나노'는 컬러 화면을 탑재한 플래시 타입의 초소형 MP3플레이어로 흰색과 검은색 두 색상으로 나온다.
용량도 두 가지(2GB,4GB)가 있으며 이 가운데 4GB급은 플래시 타입으로서는 세계 최대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강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2GB짜리는 199달러,4GB짜리는 249달러로 기존 동급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 업체들은 1GB급 플래시 제품은 20만원대 후반,2GB급은 30만원대 후반에 팔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한국 시장에서 하드 타입 MP3플레이어 가격을 인하하는 '1차 공습'을 감행했다. 4GB 플래시 제품 저가 출시는 '2차 대공습'인 셈이다.
애플의 '아이팟 나노' 출시는 플래시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주로 하드 타입 제품을 선보여온 애플은 올 초에야 저가형 플래시 제품인 '아이팟 셔플'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나노'는 화면이 컬러인 데다 대용량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이라 완전히 다르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 기존 플래시 제품의 단점을 없앨 수 있는 제품이다.
플래시 타입 시장을 주도해온 레인콤 엠피오 등 국내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레인콤은 수출 비중이 60%,엠피오는 90%대로 애플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업체들은 애플이 대용량 플래시 MP3플레이어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것은 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를 싼 값에 공급키로 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대용량 플래시메모리를 애플에 공급하는 가격 수준으로 낮춰 공급해주지 않는 한 우리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가격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