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간판만으론 취업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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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간판이요? 더 이상 소용없어요.취직하려고 두 달 동안 요가하면서 살까지 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취업박람회가 열린 8일 서울대 문화관.경제학부 졸업생 박모씨(26·여)는 "서울대 졸업장이 취업 보증서가 되던 시기는 지났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외모가 당락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듣고 다이어트까지 감행했다"고 털어놨다.
공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지구환경과학부 4학년 최모씨(28)는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학교 이름을 다 가린 채 학점만 보고 뽑는다고 들었다.
이 과정에서 학점 인플레가 심한 지방대생에게 서울대생이 밀릴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는 오전 10시부터 6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취업 준비생들은 각 기업이 마련한 부스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자기 소개를 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느라 분주했다.
취업에 대한 위기감은 재학생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정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21)는 "최근 선배들의 취업난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어서 불안한 마음에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가한 기업측 인사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서울대생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의 인사담당자는 "서울대생은 취업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
다른 대학에서 취업설명회를 하면 영어성적,사회봉사 실적,인턴십 등 다양한 준비를 한 학생들이 많은데 서울대생들은 대부분 연봉이 얼마부터 묻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박람회장에서는 연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GS칼텍스 부스에 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기도 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참석,학생들과 2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갖고 "서울대 프리미엄은 이제 제한된 영역에서만 효과가 있다.
서울대생도 이제는 남에게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이어 "대학의 취업지원센터를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마련했다"며 "내년부터 재정적 지원을 통해 대학들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취업 지원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강동균·김현예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