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콜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8일 채권 시장이 휘청거렸다. 채권 금리가 단숨에 0.23%포인트 폭등(채권값 폭락)하자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날 채권 금리는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가 오전 10시쯤 콜금리가 동결되자 잠시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박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뒤부터 180도 상황이 돌변했다.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의 약세(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금리는 일시적으로 연 4.7~4.8%(국고채 3년물 기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경업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다음 달로 예상되는 콜금리 인상은 이날 금리 폭등으로 반영됐지만 문제는 콜금리 인상이 연말이나 내년 초쯤 추가로 있을지 여부"라며 "채권 시장은 이달 말 나오는 8월 경제지표를 기다리면서 경기회복 속도에 주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원석 한일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만일 경제지표 호전으로 콜금리가 연말쯤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재 국채 선물시장에서 9000계약 이상 매수한 외국인의 손절매성 매도 물량마저 가세할 경우 채권 금리는 연 4.80%까지 일시적으로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 등 채권투자 기관들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원석 본부장은 "콜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단기물 편입을 늘리기에도 위험이 있다"며 "단기채보다는 국채선물 매도를 통해 채권펀드의 만기 도래 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선호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