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채권단이 이 회사에 대한 파산절차를 중단하고 법정관리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생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채권단의 계획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동아건설은 파산 절차에 들어가 있는 대기업이 극적 회생으로 돌아서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전환을 전제로 이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인 중견 건설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회생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8일 관련 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동아건설의 무담보 채권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골드만삭스와 담보채권의 9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관리공사(KAMCO)는 최근 이 회사를 법정관리로 전환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양측은 동아건설의 리비아 우발채무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회사를 법정관리로 돌린 뒤 M&A를 하면 파산절차를 밟을 때보다 채권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회생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KAMCO는 파산 중단 신청시 동아건설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와 경영계획 등을 담은 사전정리 계획안(prepackaged)을 동시에 제출,법원의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에 대해 법정관리 전환 이전에 M&A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KAMCO는 이미 동아건설을 인수할 후보 기업을 고르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서울지방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채권단이 회사를 살리겠다는 확실한 계획을 갖고 오면 이를 법원이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파산절차를 진행할 때에 비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수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손익계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건설은 브랜드 가치가 큰 데다 부가가치가 높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술 등을 갖고 있어 지금도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들이 꽤 있다"며 "채권단이 확실한 투자자를 발굴할 경우 법원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