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파크뷰에 사는 A씨는 퇴근 후 집안에 들어설 때마다 가족들이 남긴 메시지를 휴대폰으로 확인한다. '아빠 안녕~.저 학원 갔다 저녁 11시에 올게요'라는 딸의 메시지가 화면에 뜬다. 거실에 설치된 장치가 A씨의 휴대폰을 알아차리고 딸의 메시지를 쏴주는 것.휴일에 아내와 함께 OO마트 앞을 지날 때는 휴대폰에 'OO라면 10% 할인'이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할인쿠폰도 함께 뜬다. 이 쿠폰을 사용해 쇼핑을 마치고 귀가해 TV를 시청하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를 드는 순간 TV 화면이 둘로 나뉘면서 왼쪽에 딸의 모습이 나온다.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이 주도하는 광대역통합망(BcN) 컨소시엄 '유비넷'은 9일 분당 파크뷰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연했다. 서울 성남 대전 부산 지역 600가구에서 벌이는 시범사업을 이날 시작한 것. 시연에는 노준형 정보통신부 차관과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이종명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등 유비넷 컨소시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광대역통합망에서는 기간통신망이 모두 인터넷 기반으로 바뀐다. 2010년께 이 통합망이 상용화되면 인터넷 속도가 초당 50∼100메가비트(Mbps)로 지금에 비해 12∼25배 빨라진다. 쉽게 말해 통신망이 1차선 지방도에서 12차선 내지 25차선 고속도로로 확장되는 셈이다. 광대역통합망 시범사업은 4개 컨소시엄이 추진 중이다. 유비넷의 시연은 데이콤 주도의 광개토 컨소시엄에 이어 두번째다. BcN의 주요 서비스는 고품질 영상통화,인터넷TV(IP-TV),T-커머스 등이다. 유비넷이 이날 선보인 것만 해도 유무선연동,통신방송융합 등 32개에 달한다. 유비넷이 내놓은 차별화된 서비스는 '존베이스 서비스(ZBPMS)'.가입자의 위치나 시간에 맞춰 적절한 정보나 할인쿠폰 등을 단말기(휴대폰 PDA 등)에 띄워주는 서비스다. 가입자가 영화관 근처에 있으면 영화정보를,할인점 근처에 있으면 세일정보와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A씨가 집안에 들어서면서 딸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도 존베이스 서비스의 하나다. 유비넷은 유무선 연동 동화상통화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의 3세대 휴대폰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폰과 하나로텔레콤의 유선 영상전화기를 연결해 동영상으로 통화했다. 유선전화 간 동영상통화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유선-무선 간 동영상통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방융합 서비스도 시연했다. 인터넷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IP-TV는 물론 위성TV까지 볼 수 있는 SCN(새틀라이트 케이블 네트워크)도 선보였다. 특히 T-커뮤니케이션이 주목을 받았다. TV 시청 중 전화가 오면 화면이 나뉘어 화상통화를 하며 TV 시청도 하는 서비스다. 정보통신부 광대역통합망과 서석진 과장은 "광대역통합망은 속도가 빨라 실시간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고품질로 전송할 수 있다"며 "2010년 광대역통합망이 상용화되기 전에도 시범사업 등을 통해 총 67조원의 투자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