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시장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다. 기업들의 증자와 IPO(기업공개)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강세장에서는 증자 등이 늘어나며 유통주식수가 급증,물량부담으로 시장전체의 급락세가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최근 강세장에서는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에 따라 발행시장의 안정은 최근 랠리의 안정성을 다져주는 주요 원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규모는 50개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장된 업체가 41개 업체이며 심사를 통과한 18개 업체 중 10개가량이 올해 중 상장될 것으로 분석된다. IPO는 지난 2000년 179개에 이르렀지만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고 작년에는 58개로 뚝 떨어졌다. 특히 거래소시장에선 올해 단 3개 업체만이 IPO에 나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0개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유상증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매년 7조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에는 4조9091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8월 현재 2조1531억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대세상승장에서 이 같은 발행시장 위축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초의 대세상승장으로 일컬어지는 1건설주 랠리 때는 1975~78년까지 4년간 공개기업이 231개에 달했다. 불과 2년 전인 73년에는 전체 상장기업 수가 180개에 불과했었다. 유상증자도 크게 늘어 78년 한 해 동안 상장사의 40%인 148개사가 증자를 실시했다. 전고점이었던 94년과 IT호황을 누렸던 99~2000년에도 이 같은 현상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99년에는 한 해 동안 코스닥에 진입한 회사만 160개에 이르는 등 발행시장이 온통 과열을 빚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장·IPO 감소에 대해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높아지고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감자와 상장폐지,자사주 매입 등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 유통물량은 더욱 줄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과거 대세상승장에서 상장과 증자의 폭증은 지수가 고점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유통물량이 오히려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랠리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