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자유치 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까지 맹목적으로 외자를 유치했던 데서 벗어나 첨단기술과 환경친화적 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또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부총리는 8일 샤먼에서 개최된 제9회 중국 국제투자무역포럼에 참가,중국 진출 외국기업에 △외자의 질 제고 △에너지절감 및 환경보호형 투자 촉진 △법률 준수를 통한 사회책임 이행 △협력 방식의 혁신 등 4가지 정책방향을 전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쩡 부총리는 이날 '외자의 질 제고'를 강조하면서 첨단산업,선진 제조업,현대식 서비스업과 농업,환경산업 등을 외자유치 희망 분야로 꼽았다. 특히 다국적기업들이 기술수준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 및 연구개발과 서비스업을 중국으로 이전하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외국기업들에 에너지와 물 소비를 줄이는 제품과 에너지 절감형 환경보호 자동차,에너지 절약형 주택개발 등을 권장했다. 그는 비철금속 건자재 화공 에너지 등의 업종에 에너지절감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환경친화적인 선진기술과 생산방식을 들여와 중국의 자원절약 및 환경보호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쩡 부총리는 또 "사회책임을 다하는 게 기업의 의무"라며 "외국기업들이 노동법과 환경보호법 등의 법률과 관련 법규를 스스로 준수해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외국기업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묵인해왔던 불법 노무관행 등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쩡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중국 투자환경 변화가 현지 진출 외국기업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외자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쩡 부총리는 "최근 2년간의 거시조정에 힘입어 올 들어 비교적 빠르고 안정된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올해는 연 9%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연 9.5%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성장률이 연 9.5%에 달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