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및 CNC(정밀 컨트롤러) 업체인 터보테크가 대규모 분식회계설에 휘말렸다. 증권선물거래소는 9일 터보테크에 대해 '2004년도 분식회계설의 사실 여부'를 10일까지 공시토록 하고 공시 후 60분이 지날 때까지 매매 거래를 중단시켰다. 터보테크는 제3자 명의의 CD(양도성 예금증서)를 가지고 회계 감사시 자산으로 인정받거나 회사 명의의 CD 사본을 발급받는 형태로 자산을 부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분식회계 혐의는 최근 금융권 CD 사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일제점검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흥순 회장을 포함한 터보테크 관계자들은 연락이 두절돼 분식회계 여부나 규모 등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터보테크가 영업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적자 규모를 줄여 보려는 의도로 분식회계를 시도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매출 269억원,영업손실 87억원,순손실 88억원을 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28억원,순손실 37억원을 나타내는 등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터보테크는 중·저가 휴대폰 모델을 생산,LG전자 등에 납품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 중 한 품목이 품질 결함을 이유로 공급이 정지되면서 수개월 동안 조립라인 일부가 중단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터보테크 장 회장이 벤처기업협회 공동 회장으로 그동안 국내 벤처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벤처 활성화 대책의 밑그림을 그린 주역이기도 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