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즐기는 덕장이 장수기업 만든다 ‥ '카르마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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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회사를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훌륭한 CEO가 될 수 있을까? 웬만한 경영자라면 누구나 품게 되는 공통적인 화두 가운데 하나다.
메가컴피티션으로 상징되는 21세기.세상은 어지럽게 변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김형철 옮김,서돌)은 카오스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나침반이다.
답은 매우 간단하다.
혼돈의 시대일수록 근본적인 문제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매출규모 4조엔에 달하는 교세라그룹의 창업자 이나모리 명예회장.그는 고희를 넘긴 자신의 인생역정을 되돌아보며 삶의 방식과 경영의 지혜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것을 추구 한다'는 원리원칙을 지켜왔기에 그의 오늘이 있었다고.
그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사훈으로 이어졌다.
비리와 불법이 판치는 가운데서도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이다.
이게 바로 도덕경영 정도경영의 출발점이다.
기업이 장수하려면 재주보다는 인격을 갖춘 덕장이 필요하다.
엔론,월드컴,유키지루시 같은 대기업의 파국은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경영에서 비롯됐다.
샐러리맨이나 미래의 CEO들에게는 특히 이나모리식 성공방정식을 소개하고 싶다.
'일(인생)의 결과=사고방식 X 열의 X 능력.' 이 식의 특징은 세 가지 요소를 곱한다는 데 있다.
곱셈방정식인 만큼 능력이 있어도 열의가 없다면 결과는 나빠진다.
무엇보다도 첫 번째 항목인 사고방식이 제일 중요하다.
이것은 마음가짐,자세,철학,이념,사상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마이너스(-) 점수가 있기 때문이다.
플러스 100점부터 마이너스 100점까지 매길 수 있어 점수의 폭이 넓다.
따라서 능력과 열의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고방식이 마이너스라면 결과는 마이너스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사념(思念)이 업(業)을 만든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경영에도 적용한다.
업이란 카르마(karma)라고 한다.
현상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즉 생각한 것이 원인이 되며 그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다.
그만큼 어떤 생각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강렬하게,지속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것도 구체적으로.그래서 세세한 부분까지 컬러로 생각할 수 있는 경지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
기업경영도 그대로다.
주2일 휴무제가 보편화 된 오늘 이 책은 노동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요즘 들어 노동을 양식과 보수를 얻기 위한 생활수단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노동이란 인간에게 보다 숭고하며 큰 가치와 의미가 있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날마다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영혼을 닦고 마음을 수양하는 숭고한 '수행'인 것이다.
이 책은 각 분야 최고의 명인들이 반드시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노동은 경제적 가치를 낳은 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CEO가 되려면 일부터 즐기자.272쪽,1만2000원.
신상훈 신한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