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강남권 주택 시장에선 거래실종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호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사자'는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학군 이주 수요가 완전히 끝나는 추석 이후엔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일부 실수요자들의 저점 매수세가 나올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호가 하락 속 매수세 실종 11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의 경우 11억원에 육박했던 호가가 8억원 선까지 빠졌지만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다. 가락동 가락시영1차 13평형도 4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떨어졌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 강남권 일반 아파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물도 많지 않지만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 대치동 선우공인 관계자는 "청실2차 35평형의 호가가 조금 떨어져 8억8000만원 안팎에 매물이 있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8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관계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호가가 떨어지고 있으나 내방객은 물론 매수 문의전화 한 통 없다"고 전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거래두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매수세는 없다. ◆추석 이후 매물 본격적으로 쏟아질 듯 서울 강남권에서 추석 이후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추석이 매물 출회의 심리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통상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추석 이후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호가가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지금 다주택 보유자들은 정책의 파급 효과를 분석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석을 전후로 상당한 정보를 공유한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그룹 사장은 "지난 4년 동안 학군 이주 수요가 끝나는 추석 이후엔 아파트 값이 어김없이 조정을 받았다"며 "추석이 분기점 역할을 하면서 이후에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석 이후에도 상당기간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보유세를 부담하더라도 일단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