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60년,부도 두번,법정관리 두번,법정관리기간 무려 20년.' 기구한 기업유전을 겪은 중소기업이 마침내 긴 터널에서 벗어나 흑자기업으로 거듭났다. 자동차용 알루미늄휠 생산업체인 성용하이메탈(대표 이한중)이 그 주인공. 추석을 앞둔 이 회사 직원들은 요즘 자신감에 차있다. '만성적자 기업'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945년 설립된 이 회사는 부도와 법정관리를 두 번씩 겪은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83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14년여 만인 97년 9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지만 7개월 후인 98년 4월에 또다시 부도를 내고 2차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외환위기가 발목을 잡은 것. 주거래처인 기아차의 부도로 미회수 채권이 늘고 원자재(알루미늄괴) 가격 급등으로 인한 환차손,전주공장 신규투자(350억원)에 따른 차입금을 감당할 수 없었다. 2차 부도 이후 2004년까지 매년 80억~21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고정자산매각으로 특별이익을 낸 2002년에도 영업손실은 14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3년 8월 새주인이 된 성용하이테크는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그해 12월 법정관리를 종결하고 정상화에 나섰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한중 성용하이테크 사장은 "망해가는 회사를 인수하고 보니 구조조정과 기술개발 외에는 뾰족한 방안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원아파트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도장라인을 전주공장으로 일원화했으며 직원을 90여명 줄이고 월급도 동결했다. 생산현장은 근무경력 15년 이상 된 숙련공에게 맡겨 책임경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산성은 20% 이상 높아졌고 뷸량률은 기존 20%에서 10%로 줄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378억원의 매출을 올려 13억원의 반기순이익을 냈다. 반기순이익을 올리기는 지난 98년 4월 부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올해 총매출 800억원,순이익 28억원을 올려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적자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10억원 넘게 투입했다. 이를 토대로 1년여 만에 세계 처음으로 '고광택 컬러 알루미늄 휠'을 개발,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제품은 내년 3월부터 미국 자동차용품 업체인 데마코에 3년간 2000만달러어치가 수출된다. 이 대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시장뿐 아니라 애프터마켓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