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변화 기로에 선 일본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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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매출 70조원, 37년 역사의 일본 편의점 업계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주 고객층인 30대 이하의 수가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점포수가 4만1000개를 넘어설 정도로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40~50대 고객에게도 편의점이'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 곳'이란 인식을 심는 게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지난 7일 도쿄 이케부쿠로 인근 패밀리마트 본사에서 만난 요코시마 상무의 어조엔 사뭇 비장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신문과 담배를 사가는 30대 기혼 남성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가 신문을 고르고 계산대에 다가서면 점원은 말하지 않아도 '그의 담배'를 올려놓습니다.
'손님,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를 하고요.
새로운 상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패밀리마트의 팬(fan)을 만드는 게 고령화에 대처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패밀리마트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파미마(Famima)'란 이름으로 고급형 편의점을 연 것은 자국내 시장 포화를 돌파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이다.
패밀리마트는 2009년까지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200개의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일본 편의점업계 2위 업체인 로손은 지난 5월 도쿄 네리마(練馬)구에 슈퍼와 편의점의 융합형태인 '스토어 100'(100엔숍)을 열고 성공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가까운 상점에서 장을 보는 여성과 노인 소(小)가구를 겨냥한 이 매장에는 한 토막짜리 생선,반으로 나뉜 양배추 등 신선식품이 전체 매장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한국 편의점 업계는 1위사인 패밀리마트가 이제 갓 3000점을 넘어섰을 정도로 걸음마 단계다.
일본에 비하면 아직 '먹을 게 많다'는 얘기다.
세븐일레븐의 이토요카도 그룹 회장은 작년 신년사에서"미국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일본에서도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배워야 할 것은 소비자의 구매행동이나 생활양식"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일본을 늘 모델로 삼아왔던 우리 편의점업계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도쿄=박동휘 생활경제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