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득세법을 바꿔 재개발 아파트의 조합원 입주권을 주택으로 계산해 양도세를 물리기로 했지만 아직 서울 시내 주요 재개발(뉴타운)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우세하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매도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눈에 띌 정도의 호가 하락은 아직 감지되고 있지 않다. 12일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옥수·금호·행당동 일대는 매수 및 매도세가 모두 사라진 채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거의 없다시피하던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일대에서 재개발 때 30평형을 받을 수 있는 다세대주택 10평형은 평당 2000만원 선,20평형대를 배정받는 10평형은 평당 1300만원 선에서 호가되고 있다. 이강국 믿음공인 부장은 "재개발 지분을 많이 가진 투자자들이 매도 문의를 간간이 해오고 있지만 호가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추석 이후의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아현 뉴타운의 사정도 비슷하다. 올 들어 지분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상승한 만큼 강남 재건축처럼 급격한 호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현수 911공인 사장은 "재개발 지분은 기본적으로 총 투자액과 조합원 분양가의 차액만큼은 수익으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양도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좀 더 기다려 보자는 투자자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여전히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왕십리 뉴타운도 관망세가 우세하다. 10평형 지분값이 평당 2000만~2500만원 선으로 큰 변동이 없다. 이재영 천지공인 실장은 "광역개발계획 등이 발표되면서 최근 오른 가격에 지분을 매입한 사람들이 많아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다주택자들도 지금 팔기보다는 증여나 상속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멸실 주택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이 실제 입법화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는 것도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헌법 소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