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대한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도이치증권의 스티브 마빈 상무가 또다시 한국경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마빈 상무는 12일 한국증시에 대한 보고서에서 "한국증시를 지탱하는 힘은 유동성뿐"이며 "한국기업들은 제2차 구조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수출과 내수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수입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 제조업체들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필연적이며 이는 가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개선 등으로 한국의 수출은 하반기에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국내 재고 역시 정점을 지나 산업생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신뢰지수가 여전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마빈 상무는 특히 "제조업체들의 경우 원자재가격 상승,인건비 증가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경영진은 영구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감소를 겪을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구조조정을 감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MF 이후의 1차 구조조정이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번엔 영업구조에 중점을 두는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구조조정을 끝내고 나면 영업수익성과 ROE가 크게 개선되고 성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종합주가지수가 재상승할 수 있지만 2007년까지는 조기퇴직과 공장폐쇄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이익이 둔화되고 가계수입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시 랠리를 뒷받침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미국 등 해외 자금 유입에 의해 지수 고점이 좀더 올라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