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은 요즘 '당당한 3등'이 됐다.


과거 정부의 비대칭 규제나 LG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가입자를 유지하는 데 급급하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순차적 번호이동제가 도입되자 약정할인제 뱅크온서비스 등을 앞세워 1년 만에 숙원이었던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했다.


이제는 SK텔레콤 KTF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남용 사장은 "그룹에서도 큰 리스크는 벗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2008년까지 가입자 800만명을 확보해 경쟁력있는 '통신 3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주가는 6200원으로 올들어 55.0%나 올랐다.


-올해 경영실적을 전망해달라.


"올해 단말기유통 부문을 제외한 순수 서비스매출 2조6000억원,경상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서비스 매출은 13.8%,경상이익은 521%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초 607만명이었던 가입자 수도 올해 말엔 64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


-올해 실적이 좋으면 배당도 고려하고 있나.


"현재 누적 손실로 인해 배당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2007년부터는 이익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그 때부터는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배당 등 주주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해 891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발신자표시서비스(CID)가 내년부터 무료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CID서비스는 원가가 없기 때문에 무료로 해야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CID요금을 없애면 후발 사업자들은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투자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이동통신요금은 27%나 하락했는데,이 중 상당부분은 LG텔레콤이 요금인하를 적극 추진했기에 가능했다.


CID요금을 없애면 경쟁을 통한 서비스요금 인하가 어려워진다."


-지상파DMB(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LG텔레콤이 위성DMB 단말기를 팔면 가입자 1인당 매월 3250원을 TU미디어로부터 받는다.


그러나 지상파DMB폰은 팔더라도 사업자들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다.


DMB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매출이 줄어든다.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서비스매출도 줄이면서 지상파DMB폰을 팔기는 어렵다.


팔더라도 소극적으로 팔 수밖에 없다."


-경쟁업체인 SK텔레콤과 KTF가 3.5세대 서비스인 HSDPA(초고속데이터전송방식)를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한다.


LG텔레콤으로서는 타격이 될 텐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5세대인 EVDO서비스와 마찬가지로 HSDPA도 킬러서비스가 마땅치 않다.


DMB나 MP3폰 등 대체서비스가 너무 많다.


망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쉽고 편리하고 싸게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게 더 효과적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대처해 나가겠다.


HSDPA서비스를 하게 될 경우에도 6개월이면 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데이콤 파워콤 등 LG계열 유선통신업체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복안은 있나.


"아직은 유·무선 통합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고 본다.


다만 파워콤이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LG그룹 통신사업 부문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파워콤이 소매시장에서 성공해야 여러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다.


시장에서 논의되는 통신업계 구조개편은 현 단계에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


-SK텔레콤과 KT가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텔레콤은 별도의 계획이 있는가.


"우리는 콘텐츠 확보보다는 유통에 주력할 생각이다.


따라서 특정 업체를 인수할 계획은 없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