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릴 예정인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앞두고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김우중 전 대우 회장,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느냐 여부를 놓고 법사위가 표결을 할 예정이어서다. 재계는 무엇보다 이른바 'X파일 사건'과 관련한 이건희 회장의 증인 채택을 우려하고 있다. 법적 증거능력이 전혀 없고 근거도 불투명한 'X파일'로 인해 이 회장이 국회에서 직접 공박을 당할 경우 이 회장 개인의 명예와 삼성이 해외에서 쌓아올린 브랜드 가치는 물론 재계의 이미지도 적지 않게 손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의 취지를 살펴보더라도 이 회장에 대한 증인 채택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법령은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감사 및 조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증인 선정은 안 된다는 것이 실정법의 내용인데 입법기관이 이를 무시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만약 의문이 있다면 국감 대상기관인 검찰 질의를 통해 답변을 들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역시 지금처럼 갖가지 오해와 억측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본연의 진상 파악보다는 자칫 '기업인 망신주기'로 변질될 수도 있다며 국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미 국회 정무위로부터 증인 채택이 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뒷말들이 많다.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전 회장을 증인석에 세워야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