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해 반도체의 집적용량을 매년 2배씩 늘릴 수 있다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황(黃)의 법칙'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황창규 사장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최초로 5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 공정기술을 적용한 16기가비트급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개발된 플래시메모리는 손톱만한 칩 안에 164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용량으로 이를 32기가바이트급 메모리카드로 제작하면 △영화 20편 이상의 동영상 △MP3 음악파일 기준으로 8000곡 △일간신문 200년치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로써 삼성은 1999년 256메가를 개발한 데 이어 2000년 512메가,2001년 1기가,2002년 2기가,2003년 4기가,2004년 8기가 등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을 매년 2배씩 늘리는 데 성공했다. 황 사장은 "머지않아 플래시메모리가 종이의 정보저장 및 전달기능을 대체하는 '디지털 페이퍼'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대용량 플래시메모리는 지금이라도 소형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나 노트북의 HDD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제품의 시장규모가 2010년까지 14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어와 낸드 플래시의 장점을 결합한 퓨전메모리인 '원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는 한편 메모리와 시스템LSI(비메모리)가 융합된 퓨전반도체인 고용량·저전력의 모바일 CPU(중앙연산장치)와 MP3용 솔루션,카드용 솔루션 등 3가지 제품을 개발,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