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3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2주가 다 되어가지만 부동산 시장의 눈치보기가 계속되며 거래 실종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어떤지 김성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가격은 하락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1) 한마디로 시장은 지금 혼수상태입니다. 대책 이후 재건축 단지와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언제 시장이 깨어나 움직일지 아직 알수 없습니다. 먼저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석달전부터 호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은 11억원에 육박했던 호가가 지금은 8억원선까지 빠졌지만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으며 가락동 시영1차 13평도 4억5천만원에서 4억원으로 5천만원정도 호가가 떨어졌지만 매수 희망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강남권 일반아파트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매물이 드물게 나오기도 하지만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사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청실2차 35평형의 경우 호가가 조금 떨어져 8억8천만원 안팎에 매물이 있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8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권과 이유는 다르지만 수도권 외곽 지역도 거래 실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수익성이 적다는 판단에 찾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1억2천500만원에 호가하던 안산시 본오동 주공 22평형은 호가를 1천만원 낮춘 1억1천5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고 1억8천500만원에 나왔던 남양주시 호평동 금강아파트 28평형도 대책발표 이후 500만원이 내린 1억8천만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앵커2) 송파신도시와 뉴타운 등 대책 호재 지역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2) 이 지역 역시 같은 거래 실종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유는 다릅니다. 이들 호재 지역은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송파신도시 인근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 아파트는 8.31대책을 전후로 수천만원씩 값이 뛰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고 국세청 조사와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 정부 대책까지 겹치면서 매수세도 줄어 거래가 사라졌습니다. 상당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아예 임시 휴업에 돌입한 것도 거래두절 현상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강북 광역개발과 3차 뉴타운 지정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상승하던 주요 재개발 지역들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춘데다 정부가 재개발 입주권에 대해서도 주택으로 간주해 과세한다는 발표로 매수세마저 위축됐습니다. (앵커3) 대책 이후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전세 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3)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왔지만 전세거래도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같은 현상은 주로 강남권과 분당, 용인 등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한 지역들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집값이 빠질 것이라는 예상에 세 들어 살고 있던 이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눌러 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51평형의 전셋값은 최근 3천만에서 4천만원이 올라 4억7천만원 안팎을 기록했고 송파구 가락동 삼환아파트 44평형도 2천만원 가량이 뛰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전세값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20년간 전체 전세값 상승률 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동기보다도 상승률은 낮아 전세 대란의 우려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앵커4) 부동산 시장의 혹한기는 신규 분양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4) 신규 분양 시장도 꽁꽁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대책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서울 동시분양에서 60%가량의 물량이 미분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8차 동시분양 3순위 청약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76가구 모집에 60%에 달하는 107가구가 미달됐습니다. 마포구 공덕동 '프레지던트'와 가락동 '스타클래스', 신천동 '더??스타파크'는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나머지 단지들은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세제 강화에 따른 세금 부담이 크게 작용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으로 제약하는 등 규제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기존에 분양받을 때에는 아파트 자금의 최대 30% 만으로도 분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설정되어 있다면 기존 주택의 대출을 갚거나 분양 받은 주택을 등기 후 매도해 중도금이나 잔금대출을 갚아야 합니다. 이밖에 주택금융공사가 집을 한 채 보유하고서 공사의 모기지론을 받아 새 집을 장만한 뒤 1년이 지나도록 기존 주택을 팔지 않을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기로 해 앞으로 주택 담보 대출이 더욱 어려워져 이같은 현상은 고착할 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따라 기존 '묻지만 투자'는 발목이 잡혀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다 보니 다소 위축된 모습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약 경쟁률 하락에 따른 신규 분양 시장의 미분양 사태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습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