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그 기술을 제대로 가공하지 못해 최고의 전문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디자인도 비슷한 경우다. 사용자의 편의성과 제품의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디자인개발을 통해 생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지만 가중되는 자금난으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찾아보면 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원장 김철호)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디자인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수의 중소기업들은 이런 국가지원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중소 수출기업 디자인 개발실태'에 의하면 조사 대상의 65.8%가 정부가 지원하는 디자인 지원사업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일단 KIDP는 지난 1994년부터 '디자인혁신개발지원사업'을 통해 디자인 개발에서 상품개발 및 사후관리까지 포괄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규 디자인을 개발하고 싶지만 자체 능력이 없거나 디자이너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디자인 전문회사나 대학 등을 연계시켜 주고 디자인 총 개발비의 3분의2(각 분야별 1억원 이내)까지 지원한다. 디자인 개발 후 상품화를 위한 비용이 부족할 때에는 금형 등 시제품 개발비 명목으로 업체당 10억원(3년 거치 5년 분할상환)까지 융자해 준다. 개발완료 후 판매에 성공한 제품에 대해서는 '석세스 디자인'으로 선정, 홍보 및 판촉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KIDP는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 선정제도'를 주관하는 기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85년부터 시행돼 온 이 제도를 통해서 선정된 상품에는 'GD(Good Design)마크'가 부착되며 조달청에 우수조달품목으로 등록돼 적격심사 시 우대를 받게 된다.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위한 해외전시회 참가 시에도 지원을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산자부에서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의 디자인 혁신을 위해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위원회가 디자인 컨설팅서비스를 지원토록 하고 있다. 1개 업체에 2억원 이내로 제공한다. 차세대 성장산업 등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기업에 디자인이라는 '날개'를 달아줘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미취업 및 퇴역 디자이너과나 대학교수 등으로 '홈닥터팀'을 구성, 영세 중소기업에 디자인 진단과 자문지도를 하도록 하거나 소재, 표면처리, 후가공기술, 색채 등 디자인 개발을 위해서는 필수요소인 소재 및 표면처리 분야에 대해서도 과제당 1억원 이내, 공동기술개발의 경우 소요비용의 3분의2, 중소기업 단독개발의 경우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기도 한다. 유관형 KIDP 홍보팀장은 "2004년 기준 약 130억원의 사업비를 순수하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며 "국가의 디자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디자인 의식 고취, 디자인 인력 양성,우수 디자인 전문회사 육성 등 보다 원천적인 정책들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