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59)가 베토벤 작품으로 오랜 만에 국내 팬들과 만난다. '비창''열정'등 베토벤 소나타 대표곡으로 14일(예술의전당)과 23일(호암아트홀) 독주회를 갖는다. 독주회를 앞두고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백씨는 "젊었을 때는 왜 이렇게 베토벤이 어려울까 생각했지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베토벤 음악은 삶의 고통과 희열을 맛본 사람만이 제대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이 가슴에 와 닿으려면 어느 정도 나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녹음에도 도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이뤄 보고 싶은 필생의 작업이지만 그것을 완성해낸 연주자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백씨는 최근 데카 레이블에서 1차분 소나타(16~26번)를 녹음한 CD 3장을 내놓았다. 국내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이 세계적인 음반메이커를 통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 10장의 CD에 담길 이 프로젝트는 2007년까지 이어진다. (02)751-960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