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실적을 기록해 놓고 무슨 염치로 쉬겠는가. 휴대폰 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사장은 추석 연휴에 쉬지 않고 해외 시장을 둘러본다. 팬택계열에서는 박병엽 부회장과 이성규 팬택 사장,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 등이 모두 해외에서 연휴를 보낸다. 팬택계열의 경우 비장감마저 느끼게 한다. 팬택계열은 올해 SK텔레텍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고 자체 브랜드 수출을 시작했다. 그런데 2분기에 1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말았다. 박병엽 부회장이 하반기 들어 끊임없이 밖으로 나도는 것은 해외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박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이성규 팬택 사장과 함께 동유럽 현지법인과 지사를 둘러보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러시아 지사를 찾아 직원들을 독려한다. 러시아는 팬택이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정면으로 맞붙어 파워를 시험하기 위해 선택한 테스트 마켓.박 부회장은 최근 팬택 브랜드로 내놓은 슬림폰 4종의 판매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 미국에 간다. 15일 출국해 LA 현지법인 팬택와이어리스에 들러 판매상황을 점검하고 각지의 사무소 개설을 독려한 후 이달 말께 귀국한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15일부터 23일까지 영국과 프랑스 시장을 둘러본다. 노키아(핀란드)의 본거지인 유럽에서 현지법인들의 실적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의 유럽 시장 시찰에는 유럽지역 수출을 담당하는 한양희 전무가 동행할 예정이다. 이 사장이 추석 연휴에 해외에서 뛰는 것은 2분기의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노키아 모토로라의 '저가 협공'에 휘말려 2분기엔 휴대폰 매출에서 모토로라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중견 휴대폰 업체인 VK의 이철상 사장은 추석 연휴 기간에 유럽시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13일 프랑스로 출국,파리에 있는 자회사 VMTS에 들러 휴대폰 칩 개발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후 영국에서 보다폰과 휴대폰 공급에 관해 협의한 뒤 독일로 건너가 시장을 점검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