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연휴에는 한국영화 강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형사 듀얼리스트''가문의 위기''외출' 등이 지난 주말부터 관객몰이에 나선 데다 '종려나무숲'도 경쟁에 가세한다.


대형 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의 기세도 추석시즌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들에 맞설 외화로는'신데렐라맨' '찰리와 초콜릿공장''더독' 등이 꼽히고 있다.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다.



◆가문의 위기 =지난 2002년 대박을 터뜨렸던 조폭코미디 '가문의 영광' 속편이다.


조폭가문의 엘리트사위 맞아들이기를 다룬 전작에 비해 속편은 검사며느리를 들이려는 조폭가문의 소동을 그렸다.


조폭가문의 대모 홍덕자 여사는 세 아들 중 노총각 큰아들 인재가 혼기를 지나 걱정하고 있다.


때마침 인재는 첫사랑과 닮은 여인 진경과 만나지만 그녀는 알고보니 조폭을 잡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다. 신현준과 김원희가 주역을 맡았고 김수미와 박희진,가수출신 탁재훈,감초배우 공형진과 신이 등이 출연했다.



◆형사 듀얼리스트 = 형사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의 이명세 감독이 6년만에 내놓은 신작. 방송드라마 '다모'와 마찬가지로 방학기의 만화가 원작이다. 강렬한 색과 빛의 대비,화려한 액션과 몽환적인 이미지 등 탐미적 영상이 볼거리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가짜 돈이 유통되자 좌포청의 안포교와 의욕적인 신참 남순은 파트너를 이뤄 범인을 찾아 나서 자객 '슬픈 눈'과 마주친다. 수사과정보다 남순과 슬픈 눈 사이의 러브스토리가 핵심이다.


하지원 안성기 강동원 등이 주연했다.



◆외출 = 허진호 감독이 '봄날은 간다'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용준과 청순가련형 연기로 눈길을 모으고 있는 손예진이 주역을 맡았다. 남녀가 서서히 멀어지는 과정을 다룬 '봄날은 간다'와 달리 이번에는 불륜의 상황에서 점차 거리를 좁혀가는 남녀관계를 성찰한다. 섬세한 감정을 포착했지만 줄거리는 단조롭다.



◆종려나무숲= 이국적인 풍광의 거제도를 배경으로 삼대에 걸친 세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포착한다. 여인들의 한(恨)의 정서를 바탕에 깔고 사랑은 여자에게는 기다림,남자에게는 여인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표현방식은 다소 낡았지만 감동은 크다. 각본이 잘 짜여졌고 연기도 무난하다. 주연 김민종 김유미 감독 유상욱.



◆웰컴투 동막골 = 지난 8월4일 개봉된 이래 관객동원 700만명을 향해 질주하는 올해 최고의 흥행작.한국전쟁 중 국군과 인민군 미군이 깊은 산골마을에 들어가 마을주민의 인정에 동화돼 간다. 전쟁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휴머니즘을 부각시키는 메시지가 웃음과 함께 전달된다.



◆신데렐라맨= 20세기 초 실존복서 짐 브래독의 권투인생을 다룬 전기영화. '뷰티풀마인드'의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했고 러셀 크로와 르네 젤위거가 주연했다.


세 자식과 아내를 거느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승리의 추동력으로 밀어가는 상황을 포착한다. 생계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하거나 링에 오르는 상황이 비교되고,자기만족을 위한 싸움과 가족을 위한 싸움이 절묘하게 대비돼 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 팀 버튼 감독이 조니 뎁과 힘을 합쳐 만든 판타지 영화.감독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이 고루 섞여 있다. 세계적인 초콜릿 회사가 자사 제품에 5개의 황금티켓을 숨겨 놓고 이를 발견한 다섯 아이에게 공장을 공개해 그중 한 명에게 특별선물을 증정하겠다고 선언한다.


자기 멋대로 구는 아이에게 꾸지람을 내리고 부모와 노인을 공경하는 아이에게 행운을 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 독= 추석 시즌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청룽(成龍) 대신 올해에는 리렌제(李連杰)가 왔다.


리렌제는 어릴 적부터 투견처럼 길러져 온 '인간야수' 대니역을 맡았다.


대니는 우연히 시각장애인 피아노조율사 샘의 손녀 빅토리아와 동거하게 되고 따뜻한 정을 배운다. 그러나 대니를 찾아 나선 그의 보호자 바트는 샘과 빅토리아의 생명을 위협한다. 음악과 연기,액션의 삼박자가 갖춰진 액션물.



◆기타=상영관은 적지만 작품성과 재미를 갖춘 영화들도 다양하다.


엽기 유머로 무장한 일본영화 '불량공주 모모코', 인터넷 무술동호회의 무술지존을 가리는 액션 '거칠마루',서정적이면서도 쿨한 사랑이야기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빔 벤더스 감독의 신작 '랜드 오브 플랜티',파격적이고 대담한 성묘사가 화제가 된 스페인 영화 '루시아', 코믹 SF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서양 영화인이 최초로 북한에서 제작한 장편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 등이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상영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