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 제2의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경기 호조를 타고 현금 보유 규모가 크게 늘어난 초대형 IT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인터넷 업체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이나 초고속인터넷 보급 확대로 닷컴 거품기와 달리 상당한 수익을 내는 알짜 인터넷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M&A시장이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닷컴 거품기에 이어 제2의 M&A 전성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14일 "인수기업의 현금은 풍부하고 피인수기업은 최근 수년 동안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M&A 붐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닷컴 거품기 때에 있었던 초대형 M&A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의 M&A 열풍 성장성이 높거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이 M&A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는 최근 인터넷 전화업체인 스카이프 테크놀로지스를 26억달러에 인수키로 했고 오라클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벨시스템스를 58억5000만달러에 사기로 했다. 스카이프의 경우 올해 매출이 6000만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e베이는 구글,야후,뉴스코프 등과 인수 경쟁을 벌이다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M&A로 덩치를 키워온 시스코도 최근 홈네트워킹 업체인 키스테크놀로지를 60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야후도 온라인 사진 서비스 업체인 플리커 등을 사들였다.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는 최근 게임 사이트인 IGN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믹스를 샀다. 증자를 통해 44억달러의 실탄을 확보한 구글도 공격적인 기업사냥에 나설 태세다. ◆인터넷을 성장 동력으로 기대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새 성장 엔진을 찾기 위해 우량 인터넷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미국의 80대 IT업체의 현금 보유액은 총 2290억달러로 1999년보다 두 배나 늘어났다. 벤처캐피털 업체인 인덱스 벤처스의 대리 리머 이사는 "혁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경직된 조직 내에서 혁신 역량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M&A 확산될 듯 비즈니스위크는 인터넷 서비스,소프트웨어,엔터테인먼트,뉴스 등의 분야에서 M&A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고객관계관리 서비스 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과 결혼 서비스 사이트인 더낫닷컴(theknot.com),건강 관련 업체인 아이빌리지닷컴 등이 피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인수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