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대한상의가 업종별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국내 10대 산업의 4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건설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연말까지도 전반적인 내수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긴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표상의 경기회복세와는 무관하게 기업들이 산업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는 방증이다.


산업은행은 14일 '재고·출하 분석을 통한 경기점검'이란 보고서에서 올 2분기 이후 출하증가율이 높아지고 재고증가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출하증가율은 지난 2004년 2분기 11.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 1분기에 3.2%로 저점을 찍은 뒤 2분기에는 3.4%로 소폭 상승했다.재고증가율도 2004년 2분기 3.2%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5년 1분기 9.6%로 고점을 기록한 뒤 2분기에는 8.2%로 낮아졌다.


김성현 산은 산업분석팀장은 "출하·재고증가율 차이는 경기종합지수(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보다 통상 1~2분기 정도 선행해 움직여왔다"며 "이로 미뤄볼 때 국내 경기는 지난 2분기에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한상의가 이날 주요 업종별 협회의 의견을 종합해 발표한 '주요 업종의 2005년 하반기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대 업종 중 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은 하반기 내수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건설은 3분기에는 공공부문의 발주물량 증대 등에 힘입어 내수부문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하겠지만 4분기에는 25.4%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산업만이 하반기 내수 전망이 긍정적이었으나 4분기에는 내수 증가세가 3분기보다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지표상의 내수경기가 2분기부터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하반기 내수 전망이 이처럼 어두운 것은 고유가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또 철강 석유화학 등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건설 경기가 정부의 8·31부동산 대책 여파로 하반기에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김동윤·유창재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