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ㆍBW 전환물량 봇물 ‥ 올 2억3500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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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CB(전환사채)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주식수 순증분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코스닥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물량까지 한꺼번에 나오는 양상이다.
일단 주식으로 바꿔놓고 보자는 심리 때문에 현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전환되는 물량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연말 코스닥시장의 상승여부에 CB,BW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식수 증가분 절반이 CB·BW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이날까지 CB 및 BW 전환으로 발행된 신규주식은 2억3500만주에 달한다.
올해 증가분인 4억4000만주의 절반의 넘는다.
지난해에는 전체 CB·BW를 통한 주식 증가분이 1억7300만주에 달했지만,올해는 상반기 중 이미 이 숫자를 뛰어넘었다.
금액으로는 올 들어 전환된 물량이 3257억원으로,지난해 전체 행사금액인 1576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CB·BW 발행 사례가 늘어난 데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지난 2000년대 초 기업들이 무더기로 발행했던 CB·BW 물량까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CB·BW 전환 주식수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신규상장한 38개 기업의 주식수(2억4900만주)에 육박하는 규모다.
신규상장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 물량과 보호예수 물량 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끼치는 부담감은 CB·BW 전환물량이 훨씬 크다.
올해는 특히 해외CB·BW 전환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스닥 기업의 CB·BW에 집중투자했던 해외 펀드들이 시장 강세를 틈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해외CB·BW 전환 물량은 1억7000만주로 전체 전환물량의 70%를 넘는다.
이들 해외펀드는 대부분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전환 주식이 상장된 직후 전량 처분되는 경우가 많다.
◆'손실보더라도 일단 바꿔놓자'
CB·BW 전환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전환가격이 주가보다 높더라도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당장은 손해지만 일단 유동화시켜 놓고 주가가 뛰면 차익실현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로트론의 경우 지난 12일 130만주 규모의 전환청구권이 3040원에 행사됐다.
전날 이 회사의 종가는 2550원이었다.
약 6억원가량의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으로 바꾼 셈이다.
국제통신과 EBT네트웍스 로토토 등도 최근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상승 강도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상승세로 돌아설 때마다 CB·BW나 증자로 인한 추가상장 물량이 급증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600선 돌파 여부는 이 매물을 얼마나 소화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