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탑, 고려땐 西石塔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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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초기인 11세기 무렵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불국사 석가탑 중수기(重修記)인 '(불)국사 무구광정탑 중수기(國寺无垢光淨塔重修記)'가 발견됐다.
가로 10cm,세로 15.5cm 크기의 한지에 묵서로 쓰인 이 중수기에 의해 석가탑은 고려 초기에 중수됐으며,당시 '무구광정탑' 또는 '서석탑(西石塔)'이라고 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중수기는 1966년 10월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탑신부 2층에 안치된 사리함에서 무구정광다라니경(국보 제126호)과 함께 발견돼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 왔으나 그동안 이런 사실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깨알 같은 글씨가 빽빽히 적힌 총 110쪽 분량의 이 중수기가 발견됨으로써 판독 여하에 따라 한국 불교사를 새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중수기는 1966년 석가탑 해체 수리시 탑내에서 발견된 일괄 유물 가운데 하나로 '묵서지편(墨書紙片)'이란 이름으로 공개됐으나 그 내용은 알 수 없었다"면서 "1997년 9월부터 이 묵서지편을 보존 처리한 결과 눌어 붙어 있던 중수기를 현재 110여 쪽 분량으로 분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이 중수기는 수백장이 뒤엉켜 덩어리진 상태였으며 낱장마다 붓으로 쓴 글씨가 빼곡하게 남아 있다.
박물관은 또 "이 중수기에는 고려시대에 이뤄진 석가탑 중수 사실을 이두를 섞어 기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그 내용 중에 보이는 태평(太平) 18년은 중국 요(遼)나라 때 연호로서 서기 1038년에 해당하며 아마도 이때 중수가 이뤄졌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