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김치찌개 새마을식당 ‥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딱 7분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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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김치요리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래 숙성된 묵은김치를 테마로 한 식당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겼는가 하면 '김치찜'이라는 신종 메뉴도 등장,어디서나 김치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먹자골목에 위치한 '새마을식당'(02-544-3284)에 가면 새롭게 변신한 김치찌개가 손님들을 줄세우고 있다.
특이한 이름답게 식당 앞에 다가서면 70년대 울려퍼졌던 '새벽종이 울렸네'라는 새마을노래가 들린다.
원래 이 곳은 돼지고기 전문점으로 유명한 집이다.
특히 빨갛게 달군 '무쇠 열탄'을 이용한 '열탄 불고기'는 일대에서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차돌박박이처럼 얇게 저민 돼지 목살을 고추장 소스에 버무려 내놓는다.
부드럽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이곳의 김치찌개는 돼지고기와 김치가 따로 나온다.
먼저 돼지고기와 야채만 담아 끓인 양은냄비가 불판에 올려져 나오고 큰 대접에 김치가 서비스된다.
냄비에는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있다.
특히 김치찌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비계 부위가 많다.
불판 위에 '타이머'가 부착돼 있다는 점이 새롭다.
냄비에 김치를 넣고 완전히 끓기까지 7분을 기다리라는 의미로 '타이머'를 설치했다고 한다.
김치찌개는 돼지비계와 김치가 잘 어울려야 제맛을 내는데 손님들이 충분히 끓기까지 참지 못하고 숟가락을 드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소한 7분은 끓여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다.
7분을 넘겨 3분 정도 더 끓이면 더욱 맛이 난단다.
옛날 어머니들이 약한 불에서 김치찌개를 오래도록 끓여 내놓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집의 김치찌개는 국물도 거의 없다.
그래서 라면이나 국수사리 같은 것을 넣을 수 없다.
대신 푸짐한 돼지고기 비계와 김치가 듬뿍 들어 있다.
이를 한 숟가락 떠 커다란 밥그릇에 비벼 먹어보라.기막힌 맛에 반하게 된다.
돼지고기는 그날그날 구이용으로 쓰고 남은 것을 사용한다.
깍두기처럼 '뭉텅이'로 썰어져 있다.
다 익을 때쯤 취향에 따라 얇게 썰어 먹으면 된다.
식당 안에는 정육점처럼 고기를 걸어놓고 써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 집으로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장호왕곱창'을 꼽는데 그 맛과 견줄 만하다.
조만간 타이머를 부착한 '타이머 김치찌개'가 시중에 인기를 끌 것 같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